나의 당뇨 여정과 ‘당뇨와건강’의 시작
[ 글쓴이 활동내역 ] 작성일 : 2025.09.11 01:32

 

나의 당뇨 여정과 ‘당뇨와건강’의 시작

 

당뇨 진단의 시작

제가 처음 당뇨를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초, 한의원에서였습니다. 당시 당뇨에 대해 잘 모르던 저는 부천에서 유명하다는 한의원을 찾아가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의사도 저도 당뇨의 정확한 기준 수치를 몰랐습니다. 약 2개월간 한약을 복용했지만 몸 상태가 계속 악화되었고, 결국 양방으로 진료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비뇨기과로 안내받아 갔을 때 의료진이 의아한 시선으로 쳐다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병원을 처음 찾은 저는 큰 민망함과 혼란을 느꼈습니다.

내과로 다시 옮겨 아마릴 처방을 받았지만 1주일 후 재방문하라는 말 외에는 어떠한 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조차 없었습니다.

 

혼자 배우는 당뇨 관리

정보가 부족했던 저는 서점에서 책을 사고 인터넷을 찾아가며 혼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실천했지만, 실제 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줄 알았고
식용유를 사용하면 안 되는 줄 알았고
설탕과 꿀을 먹으면 죽는 줄 알았고
혈당이 200mg/dl을 넘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나가서 걸었고
술, 조미료, 고추가루도 피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짜게 먹으면 안 되고, 담배도 피면 안 되고, 삼겹살도 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제약이 많다 보니 점점 사회와 멀어지고 고립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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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과 고통의 시기

당시 병원 진료는 올바른 관리법이나 치료법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혈당이 높으면 약을 추가로 처방하는 것이 전부였고,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도움은 거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체중이 서서히 줄기 시작했지만 점점 더 급격히 빠져나가며 70kg이던 체중이 49kg까지 내려갔습니다. 운동 중 다리에 통증이 생기며 말초신경 합병증이 나타났고, 밤마다 통증과 싸워야 했습니다. 이어 단백뇨와 망막증까지 발생했습니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 출근이 어려웠지만 생계를 위해 차를 구입해 출근을 이어갔습니다. 말초신경 합병증으로 잠도 못 자고 운동도 힘들었지만, TV 앞에 이불을 깔고 제자리 걷기로 혈당을 관리했습니다. 이렇게 1년 6개월여 동안 통증과 싸운 끝에 어느 날 통증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때 처음으로 희망이 보였습니다.

 

‘당뇨와건강’의 설립과 비전

무지에서 비롯된 합병증과의 싸움을 통해 당뇨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저는 2003년 12월 15일, ‘당뇨와건강’을 설립하였습니다. 이는 제가 겪은 어려움과 합병증을 다른 당뇨인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으며, 올바른 관리법과 정보 공유를 통해 모두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2025년, 저는 여전히 당뇨와건강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후에도 당뇨인을 위한 소중한 공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합병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미래에도 당뇨인들이 함께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당뇨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당뇨인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지켜 나가는 것, 이것이 제 삶이자 인생 최대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당뇨인들에게도 꾸준한 관리와 올바른 정보가 희망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당뇨 메신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누구나 올바른 지식과 꾸준한 실천을 통해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글 / 당뇨와건강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