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괜찮지 않아요
작성일 : 2025.03.27 00:01


당뇨를 알 게 된지 9일이 지났다. 이걸 인정하는데 8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인정은 했지만 괜찮지 않다. 
밤 마다 불안한 마음에 쉽게 잠을 잘 수 없고 하루 종일 당뇨에 대해 찾아봤다.  비슷한 나이대에 좋아진 케이스를 찾아보며  열심히 글을 읽어봤다. 
 혈당에 집착하고 1시간 혈당이 180이 넘어가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처럼 걱정됐다. 2시간 130이라는 수치가 나와도 운동을 추가했다. 종일 당뇨에 대해 생각하면서 사실 내 췌장은 괜찮지 않을까 란 생각도 했다. 그저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근육량이 너무 적어서 아니면 지방이 많아서.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메우고 있었다.  평소 탄산음료를 자주 먹던 것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원인을 찾기 바쁘다. 체지방을 20%정도 낮추고 근육을 키운다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란 생각마저 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밥을 걱정 없이 먹고 식후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로 돌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많아지면서 스트레스가 쌓인다. ​속으로는 당뇨로 인한 스트레스와 근심 걱정으로 혼란 스럽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 웃고 있는 내 모습.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텐데.


 하루는 친구가 나를 보고 말했다. 이런 마음을 모를 일 없는 친구 다 보이나 보다.  
“벼랑끝에 자신을 세워두고 몰아 붙이는거 같아” 이런 내가 위태로워 보였다 보다. 실제로 안 좋은 생각이 조금씩 들기도 했다.  스스로 상처 입히는 걸 상상해 보기도 했다. 이렇게 지낼거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빠르게 가는 걸 생각할 정도로 멘탈이 흔들리고 있었다. 
 주변에는 당뇨가 없다. 외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친가는 고혈압 말고는 당뇨는 없었다.


유전력도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더 인정하기 어려운 당뇨 .친구는 괜찮아 보이지 않는 나에게 “당뇨 그까짓거 운동하면 되지.” 라고 말한다. 집안에 당뇨 환자가 있고 주변에 당뇨로 돌아가신 분이 있더라도 운적이 없다고. 그런 위로를 들었지만 위로가 된 것인지 참았던 감정이 폭발 하듯 눈물샘이 터져 버렸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흐르는 눈물 로 화면이 선명하지 못 하다. 꼭 창문에 흐르는 빗방울 위로 글자가 보이는 것 같다.  한동안 혈당에 집착 할 모습이 상상이되니 괜찮지 않았다.  괜찮지 않았던 속 마음을 글로 쓰고 나니  역설적이게도 한결 차분해졌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나는 괜찮지 않아도 앞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 꾸준한 운동과 스스로 관리를 하면서 지낼테니까. ​이 꾸준함이 바탕이 되어 좋아 질 날도 올 것이라 믿어 본다. 당뇨에는 혈당관리도 중요하지만 멘탈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당뇨인것도 인정이 쉽지 않은데 스스로 힘들다는 걸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았다. 치솟는 혈당스파이크는 꾸준한 운동으로 허벅지에게 좀 맡겨 보고 혈당 강박에서 잠시 떠나 보려 한다.  
 

글/ 당건회원 - 세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