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병원에서 정상 판정 받았습니다.
작성일 : 2025.04.07 13:11

열심히 살다 보니 50대 중반이 되었다.10월 초부터 갑자기 갈증이 잦아졌다. 갈증이 너무 심해 물을 마셔도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평소와 살은 일상인데 체중이 일주일 만에 2킬로가 빠졌다.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공복 혈당 확인을 했다. 298이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9.8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결과가 말해주듯 아침저녁으로 복용할 당뇨 약과 콜레스테롤 약이 처방 되었다.

 

어쩌면 예고 된 결과 일지도 모른다. 이전에도 검사를 하면 당뇨 전 단계이니 조심하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다. 가볍게 생각했다. 혈압 약은 열 번째 복용 중인데 관리가 잘 안 된 모양이다. 얼핏 어디서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은 세트로 온다고 들은 적이 있다. 했다. 이중 하나가 와서 관리가 잘 안되면 차례로 온다는 말 그냥 지나쳐 듣는 게 아니었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 평소에 먹던 음식 중 간식과 과일 전부를 끊었다.

 

군대 제대 후 하지 않았던 운동을 바로 했다. 무리한 운동은 힘들 것 같아서 밖에서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된 운동. 첫날은 1킬로만 걷고 둘째 날은 1킬로에서 100미터만 더 걷는 방법으로 운동 방법을 만들었다. 뛰는 건 오히려 무릎에 무리가 있어서 걷는 방법을 선택한 것.  처음에는 거리도 계산하고 방법도 천천히. 그다음 적응이 될 무렵 걷는 방법도 저 강도에서 중 강도로 변경하면서 운동을 진행했다.

 

이렇게 한 달을 하니 75킬로였던 몸무게가 62킬로까지 빠졌다. 살이 빠지고 나니 당뇨를 지표 하는 혈당도 낮아지고 외모적 으로도 옷 태가 살아나 좋았다. 운동이 주는 또 다른 기쁨이었다. ​물론 관리에 운동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식단도 철저히 관리하려고 노력했다. 음식도 가려 먹고 소식을 했으며 심지어 물까지 가려서 마셨다. 처음 소식을 시작할 때는 힘들고 적응이 안 되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 가. 시간이 점차 흐르니 몸이 적응되어 간다.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먹어야 되는 날은 꼭 도시락을 준비해서 차에서 먹기도 했다. 습관이 되니 도시락을 먹는 것도 소식을 하는 것도 견딜만했다. 매일매일 혈압과 혈당 수치를 체크하고 기록해두었다. 어떤 주부 보다 더 꼼꼼하고 알뜰하게 가계부를 정리하는 것처럼. 그렇게 일상이 변해갔다. 가끔 외식도 했다.  냉면이 먹고 싶다면 2킬로 걸어서 냉면 집에 가고 식사가 끝나면 돌아오는 길에 다시 2킬로를 걷고 들어왔다. 나의 외식 규칙이었다.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흘러갔다. 숙제 검사를 위해서 피를 뽑고 진행된 검사. 당화 혈색소는 5.9. 처음 9.8 진단으로 시작된 당뇨. 당화 혈색소뿐 아니라 혈압 콜레스테롤까지 모두 정상 수치에 들어왔다. 마치 결승점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선생님의 권유로  약 복용은 중단 하기로 했다. 운동은 운동이 아니다. 운동은 나에게 치료제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단약 후 아침저녁 식사 후 바로 걷기 40분 근력 운동 30분을 무조건 지켰다. 혹 아침에 미팅이라도 잡히면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출근을 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였다. 늦더라도 식사 후 무조건이다. 땀으로 샤워할 정도지만 걷기와 근력 운동은 한다. 체중이 빠지면서 벌크업은 안되지만 잔 근육 늘었다. 이마저도 감사하다. 아침저녁으로 땀 빼면서 운동을 해서 인지 체중 59킬로에 골격근 32킬로 체지방은 8.7킬로다.

 

역시 운동은 나에게 치료제가 맞았다. 부작용도 있었다. 지금까지 운동하고 걷기를 하면서 발톱이 세 번이나 빠졌다. 아프지만 오늘도 내가 건강하게 살았다는 증표라 생각하면 즐겁다. 단약 하고도 3개월이라는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결과는 스스로를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만족스러웠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5.9에서 시작 한 단 약. 혹시 오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좋아졌다. 5.6이라고 한다. 당뇨 외 나머지 수치들도 정상이다.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만 관리하면 앞으로도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선생님이 말했다. 그 어떤 말보다 듣기 좋았다.

 

발톱이 빠지고 차에서 도시락을 먹고 매일 땀으로 샤워를 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이라는 치료제가 나에게 주는 기쁨과 뿌듯함이 더 크게 와 닿았다. 초반에 매일 매 끼니를 혈당 체크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었던 건 아니다. 마치 내가 조울증 환자가 되어가는 느낌. 평생을 혈당 관리는 하면서 살아야 되는데 힘이 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운동은 치료제라는 신념으로 멘탈을 극복하고 운동만이 살 길이다 생각하며 힘을 냈다.

 

당뇨를 극복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정도 관리만 해도 좋아졌다는 게 감사하다. 주변에 당뇨로 인해 투석 한 사람. 발목을 잃어 번 사람을 봤기에 당뇨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당뇨를 관리하는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좋은 음식 보조제를 찾지 말고 돈 들이지 않는 운동 치료제를 이용하라고. 당뇨 뿐 아니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글/당건회원- 가젯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