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화장실이 30분마다 가고 싶었다. 하루 동안 물, 음료 포함 10리터 이상은 마신 듯하다. 화장실을 너무 자주가 진료 받고 위장약 처방도 받으면서 위내시경 예약하려는 데 당일 금식 하고 받은 피 검사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결과는 당화 혈색소가 높다며 왜 그동안 병원에 안 갔냐고 뭐라 했다. 당장 내분비내과로 바로 가야 된다고 입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 지금 상태에서는 수면으로 위내시경도 위험해 진행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산증이 있다면 못 깨어날 수도 있다는 무서운 말을 들었다. 일단 보류하고 내분비 과로 향했다. 그렇게 당화혈색소 13.8, 공복 혈당 250 평균 혈당 300 이상이라는 수치로 당뇨 진단이 내려졌다. 바로 입원을 했고 인슐린 치료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한번. 초속형 3번을 맞으며 입원 생활은 이어졌다.
처음에는 바로 입원 하고 인슐린도 맞아야 한다는 말에 순간 멍해지기도 했다. 정신이 차려지기도 전에 입원과 동시에 당뇨 관련 온갖 합병증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결과는 다행히 만성 합병증으로 온 건 없다고 했지만 복부초음파에서 담낭에 용종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과 진단 내용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당뇨와 함께 고혈압 고지혈증도 첨부가 되었기에 담낭 이야기는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소화기내과 선생님은 의뢰서를 줄 테니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의뢰서를 주셨다. 당뇨 진단으로 입원해서 약도 아니고 인슐린까지 맞고 감당이 안 되는데 담낭 용종 수술이라니. 퇴원을 해도 수술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걱정보다는 무섭고 떨리기 시작했다. 저혈당과 사투 하기도 여러 번 그렇게 당뇨로 인한 입원 기간 일주일을 보내고 퇴원을 했다.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 아무리 배가 고프고 손이 떨려도 저혈당이 아니면 처방도 받지 못하고 식전 인슐린을 맞아야 밥을 먹을 수가 있었다. 정말 지옥 같은 날들. 지옥이라고 생각했지만 버티면서 한 시간씩 병실 안에서 운동을 했다. 당뇨와 동시에 담낭 용종 수술 소식을 접하면서 어떻게든 버티면서 치료를 잘 받자. 치료를 잘 받아야 당이 내려가 수술이 가능하다 오로지 그 생각으로 버텼다. 사실 당뇨 진단 보다 더 힘든 건 지금 이 상태로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수술도 하지 못하고 악성이면 림프절 전이까지 이어진다는 것. 오로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수치까지만이라도 내리자 죽어라 버티고 노력했다. 퇴원을 하고 인슐린과 약이 처방 되었다. 집에서 혼자 사는데 저혈당을 경험하니 이렇게 자다가 죽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담낭수술 예정까지 모든 것이 심난하다. 당뇨 수준도 당뇨 말기 수준이라는 말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차후 수술을 받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운동과 식단을 철저히 했고 식단 표와 혈당 수첩에도 꼼꼼히 기록해두었다. 차 후 수술을 받기 위한 노력의 증표라 생각하면서. 노력의 결과인가. 13.8이던 당화 혈색소가 5.8로 떨어졌다. 공복 혈당도 94로 안정적이었다. 80일 만에 생긴 일이다. 아니 80일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선생님은 인슐린으로 급한 불은 껐다며 최단 시간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이제 담낭 수술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물어봤다. 당연히 수술하는데 지장 없는 혈당이라 하셨다. 연이어 인슐린도 끊고 약으로만 처방 하신다고 했다. 하지만 왠지 인슐린을 더 맞아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 맞고 싶다고 요청했다. 선생님은 저혈당만 없으면 지금 처럼 줄이지 말고 맞으라 하셨고 저 혈당 오지 않게 매끼니 거르지 않고 채단탄 골고루 먹겠다고 하고 나왔다.수술받기 전까지 췌장을 좀 더 쉬게 해주는 게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식후마다 체크도 하지 않고 2~3일에 한 번씩만 하라신다. 워낙 관리를 잘 하고 있으니 믿는다며 혈당체크 기록지도 주지 않으셨다. 소망은 하나다. 일 년 안에 혈당을 잡는 것. 오직 그거 한 가지다. 담낭수술을 목표로 하였지만 혈당에만 신경 쓴 결과다. 눈물은 아껴두었다 담당 수술 받는 날에 울기로 했다.
글/ 당건회원- 더 건강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