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사이 살이 30킬로가 쪘다. 한 번도 이렇게 살이 찐 적이 없는데. 갑자기 살이 찌니 몸이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몸을 너무 돌보지 않은 건 아닌지 후회가 된다. 한 달 전 병원에 갔더니 공복 혈당이 200. 당화혈색소 7.5였다. 당뇨 진단과 함께 지방간 고치혈증 진단도 함께 받았다.
살이 찔 수밖에 없도록 생활 한 내가 문제지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체중이 30킬로가 불었는데 건강하고 이상이 없다면 그 또한 이상한 일이다. 누굴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었다.
당뇨와 지방간 고지혈증의 원인은 체중 증가라는 게 명백했기에 바로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약이라는 보조제를 쓰고 있지만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운동과 식단 관리를 했다. 무엇 때문에 체중이 급격하게 찐 건지 원인을 찾았다. 배달 음식을 자주 먹었던 것이 생각났다. 항상 배달로 치킨, 피자 햄버거, 달달한 음식을 배달이라는 편리함을 이용해서 자주 먹었다. 집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맥주까지 곁들여 먹고 난 뒤 푹 퍼져서 잠들었던 내 지난날의 행동들. 이 반복은 내가 받은 진단명으로 가는 지름 길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디저트까지 유독 살이 찌는 것만 골라서 시켜 먹었던 습관. 당뇨를 관리한다고 그동안 먹던 배달 음식, 자극적인 음식들을 안 먹으려니 초반에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싶기도 했지만 역으로 이러다가 병 걸려서 내가 먼저 죽겠다 싶어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아니 자연스레 독해졌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첫 달은 과감하게 배달음식을 한 달에 한 번만 먹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이 지나니 이 또한 적응이 되었다. 결국 3개월째 되는 달. 핸드폰 속 배달 앱은 삭제되었다. 이것으로 첫 번째 스스로 정한 목표가 달성 되었다. 달달한 디저트와 아이스크림은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단 음식을 한번 먹으면 계속 당겨서 주체할 수 없으니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고 절제했다. 너무 먹고 싶으면 방울토마토를 얼린 후에 약간 녹여서 먹으니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 났다. 나름 맛도 있고 시원하니 대리만족도 된다. 마트에 돌아다니다가 시식이라도 하는 날은 한 숟가락만 받아먹고 돌아왔다. 만족하는 법을 익히고 있는 나. 이로써 두 번째 목표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종 목표는 당뇨 약 단약. 약도 먹고 식이 운동까지 하고 있지만 목표는 단 약과 건강관리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세 가지는 꼭 지키면서 목표를 이루자 인데. 아직 실행 중이라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 오늘 같은 주말엔 새벽에 일어나서 새벽 공기도 마시고 새소리, 풀벌레 소리 들으며 산책하니 참 좋다. 더욱이 새벽에 일찍 걷고 있는 분들 운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자극이 더 되기도 한다. 오늘도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 찾고 생각하며 산책을 하고 있다. 혹시 찾지 못하더라고 최종 목표를 위해 걷고 또 걸을 것이다.
글 / 당건회원- 소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