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중증도에 기반한 췌장장애 기준 도입을 환영하며, 당뇨병 관리 정책에도 중증도 중심의 접근이 적극 반영되기를
작성일 : 2026.01.14 16:43

질환 중증도에 기반한 췌장장애 기준 도입을 환영하며, 당뇨병 관리 정책에도 중증도 중심의 접근이 적극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당뇨와건강 환우회(대표 염동식)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12월 16일 췌장장애를 새로운 장애유형으로 신설하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을 공포한 데 이어, 12월 31일 「장애정도판정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228호)」을 개정하여 1, 2형 여부와 관계없이 중증도를 기준으로 췌장장애를 판정하는 기준을 도입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는 그간 우리 환우회가 의료계와 함께 적극 주장해 온 ”진단명이 아닌 중증도 중심의 당뇨병 정책”이 국가 제도에 반영된 첫 사례이자, 환자 맞춤형 당뇨병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중증의 2형당뇨병 환자들은 1형당뇨병과 달리 ‘본인이 게을러서 생기는 병’, 또는 ‘비만으로 생기는 병’이라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움츠려왔으며, 2형이라는 이유로 각종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보호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중증의 2형당뇨병 환자들도 당뇨병의 악화로 인해 췌장 기능이 망가져 1형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하루에도 수차례 인슐린을 맞아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혈당 쇼크와 고혈당 혼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고통과 경제적 부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췌장장애 판단 기준은 인슐린 분비 능력을 나타내는 C-펩타이드 등 기준에 부합할 경우 1, 2형 여부와 관계없이 다회인슐린 치료를 받는 중증당뇨병 환자를 췌장장애로 인정함으로써, 당뇨병의 발병 원인(진단명)이 아닌 환자가 겪고 있는 췌장 기능 장애의 정도(중증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큽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최근 기존의 당뇨병 분류 체계는 환자 상태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 아래, 인슐린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장기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를 중증당뇨병으로 정의하고, 이러한 중증도를 국가 당뇨병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한바, 환자들의 요구와 전문가의 시각이 고루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과 췌장장애 및 중증당뇨병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마련해 주신 대한당뇨병학회를 비롯한 의료계 전문가 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더불어 췌장장애 신설을 위해 힘써온 국회 및 여러 단체들의 연대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다만 이번 중증도 중심의 췌장장애 기준 도입은 중증당뇨병 환자에 대한 형평성 있는 지원을 위한 첫걸음에 불과합니다. 먼저, 실효성 있는 교육상담 및 질환관리를 위해 현재 1형에만 국한된 당뇨병 재택의료 사업의 대상을 1형과 마찬가지로 다회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중증의 2형당뇨병 환자로 즉각 확대해야 합니다.

현재 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인슐린이 꼭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2형당뇨병은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췌장장애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기능 손상의 결과라면, 올바른 교육상담과 철저한 재택관리만이 이러한 췌장장애로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므로 장애에 진입하기 전 다회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의적절한 재택의료 지원은 필수적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3월까지 재택의료 종합 개선방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개선안에 중증의 2형당뇨병 환자들도 대상으로 반드시 포함하여 동일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동일한 지원을 받는 형평성 있는 당뇨병 정책이 시행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겠습니다.

더불어, 현재 1형에만 지원되는 연속혈당측정기 등 당뇨병 관리기기에 대한 지원도 재택의료와 연계하여 중증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당뇨병 관리기기가 재택의료 지원과 결합될 시 중증당뇨병 환자들의 인슐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사실입니다.

당뇨와건강 환우회는 앞으로 중증당뇨병 환자들이 차별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정부의 췌장장애 신설 결정을 환영하며, 췌장장애로부터 시작된 중증도 기반의 당뇨병 정책 변화가 1, 2형을 비롯한 모든 중증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6년 1월 14일 당뇨와건강 환우회